<시> 징검다리 정호승

이태원단발여사 2021. 12. 4. 07:39

한 해의 끝자락을 맞으며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정호승시인의
징검다리로 아침을 열어 보네요!


남산에서 내려다보며


징검다리


물은 흐르는 대로 흐르고
얼음은 녹는 대로 녹는데
나는
사는대로 살지 못하고
징검다리가 되어 엎드려 있다


오늘도 물은 차고 물살은 빠르다
그대 부디 물속에 빠지지 말고
나를 딛고 일어나 힘차게 건너가라
우리 긴 푸른 냇가의 징검다리를
이제 몇번이나 건너갈 수 있겠느냐


때로는 물이 되어 흐른다
징검다리도 멀리 물이되어 흘러가
보고싶어도
다시는 보지 못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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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흐르는대로흐르고
#물이되어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