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가운 겨울을 지내며
삶을 돌아보는 잠시의 멈춤으로,
문정희 시인의 먼길 을 적어 봅니다

먼 길
문정희
나의 신 속에는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 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 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강가에 앉아
저 물살 같은 자유를 배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삶이란
비상을 거부하는 가파른 계단
나 오늘 먼곳에 와 비로서
두려운 이름 신이여!
를 발음해 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먼길
#나의신속에신이살고있다
#살아있다는것은
#문정희
#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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